올해 여름 백수인지라 엄마덕에 다녀온 국카스텐콘서트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이번 겨울콘은 내가 예매했다. 콘서트를 일주일남기고 티켓이 배송되는 바람에 조마조마했다. 이렇게 늦게 공연표받기는 처음이야. 당황당황. 금손 SS님이 2층 정면 좌석을 잡아주는 덕에 좋은 자리에서 보았다. 플로어 제외한 지정석은 매번 질 좋은 측면쪽인 경우가 많았는데 2층 정면은 처음이었다. 기대 이상! 특히 엄마가 좌석이 마음이 들어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친구 하나 잘 두었구나. 게다가 바로 앞자리가 공석이여서 시야가 가려지지 않아 관람이 편안했다. 

  앵콜쯤에 매년 2~3월마다 HELLO 콘서트를 하고 있단다. 이러다 내 가수보다 더 자주 콘서트에 가게 되는 것 같아서 쬐금 무서웠다. 국카스텐 싫은건 아니지만 다른 가수 공연도 보고 싶고 뮤지컬도 보고 싶은걸. 벌써 1월에만 1콘1뮤 예약+2월 해외여행가야하는데 지금도 그지인 나는 내년 상반기까지 그지 확정되었습니다.

 아래는 이번 공연 세트리스트. 


2017년 국카스텐 연말 전국투어 HAPPENING 세트리스트

콘서트에서 부를거라고 예상했던 곡은 보라색으로 표시.


01. 플레어 (Flare)

02. 스크래치

03. FANTASTIC BABY

04. 변신

05. 도둑

06. 나침반

07. 카눌라 (Canular) Piano Ver X AEV

08. 랜덤곡 - 지렁이, Limbo, FRAME, 미로, 라플레시아, 다시 中 지렁이

09. Last Christmas

10. 하여가

11. 거울

12. Sink Hole

13. 꼬리

14. 희야

15. Mandrake

16. 한잔의 추억


 붉은 밭, Violet Wand, 푸에고, 몽타주, 미늘, Faute, 소문, 오이디푸스, 래테, 작은인질 


 저번보다 팬들의 예상곡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 음원으로 들었을 때 좋았던 곡은 도둑, 거울이었고 여름콘을 가서 좋아진 곡은 변신과 싱크홀이었는데 이번 공연을 다녀오니까 카눌라와 만드레이크가 괜찮게 느껴졌다. 만드레이크는 노래도 노래지만 가창할떄 팬들이 플래시로 만드는 그 불빛이 노래와 잘 어울린다. 전부터 생각해왔지만 플래시가 왠만한 야광봉보다 더 아름답다. 그러고보니 10년전만해도 야광봉색깔이 다양하지 않아서 플래시켜고 응원하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추억여행하게 되네. 크읍. 엄마도 처음에는 다른 곡들이 좋았는데 계속 듣다보니 좋아하는 곡이 바뀌었다고 한다. 나도 이렇게 국며드나요?

 이 콘서트에 온 가장 안타까운 관람객에게 랜덤곡이 뽑을 기회를 주기로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들만 3명인가 5명있다는 분이 기회가 안가서 아쉬웠다. 팬반응보면 다들 그 관람객에게 기회주길 바라는것 같은데 하현우가 앨범 여러개 샀다고 칭얼거리는 팬을 뽑았다. 분위기를 못읽는구나. 그래도 랜덤곡때 자꾸 다른 곡이 걸렸지만 팬들의 강력한 지지로 지렁이를 불러줬다. 하현우가 이번 전국투어때 림보를 3번이나 불러서 부르고 싶지 않다길래 반대로 어떤곡이길래 싶어서 궁금해졌다. 계속 기회를 주는데도 못뽑으니까 제발 잘 좀 고르라고 훈계ㅋㅋㅋ. 힘들게 들은 지렁이는 담담하게 풀어가는 분위기에 듣기만해도 초창기곡이라는게 느껴졌다.

 의외의 선곡은 바로 라스트 크리스마스. 성탄절이라지만 국카스텐이 캐롤을 할줄은 몰랐다. 상상이 안되는 조합이었어. 마이크를 넘기는데 입이 따라 부르질 못해서 슬펐다. 죽일 놈의 영어옹아리... 


 국카스텐팬들은 공연이 다 끝나고 나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퇴장에 맞춰 나오는 3곡의 MR에 떼창하면서 즐겁게 보내는데 2번째곡순서때 국카스텐이 등장해서 돌출까지 나와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댔다. 지난번 콘서트에서는 등장하지 않아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의외로 팬서비스가 좋구나라고 생각했다. 

 팬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전국투어 시작전에 조공으로 인한 큰 문제가 생겨서 팬덤의 분위기가 흉흉해졌다고 한다. 엄마는 이번 전국투어 첫콘서트만 해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막콘의 경우 그런 껄끄러운 분위기가 가수와 팬 모두 느껴지지 않고 마무리 된 것 같다고 다행이라고 하셨다. 나 역시 과거에 팬덤이 소소했던 가수를 좋아해 본 적이 있어 국카스텐 팬들이 받았을 상처와 실망감이 얼마나 컸을지 이해가 됐다. 그리고 한편으로 "연예인"이란 말보다 차라리 "음악인"의 위치로 살았더라면 더 행복했을 그들의 모습과 국카스텐이 오버랩되어서 안타깝기도 했다. 자유롭게 살던 국카스텐도 팬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연예인"이 되기에는 힘들겠지. 완벽해지기는 힘들겠지만 가수와 팬이 서로 잘 맞춰갔으면 좋겠다. 나의 과거에 애정했던던 가수는 그부분에 결국 실패했으니까 국카스텐이라도 꼭 성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제발 연예인도 아닌 주변인물들은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었으면.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라는 걸 왜 모르는걸까. 연예인도 아닌 주변인들이 뽕 맞는게 전염병인듯하다. 다들 제발 완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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