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 개봉했을때 상위랭킹에서 꽤나 선방했던 <인턴>. 포스터만 보고 당연히 왼쪽이 사장님이고 오른쪽이 인턴일거라고 생각했다. 정년퇴임후 아내와 사별한 70살의 벤이 젊은 여사장 줄스의 회사의 시니어인턴프로젝트에 따라 고령임에도 인턴으로 취업된다. 벤은 줄스의 담당이되지만 나이 많은 인턴이 불편할거라 여긴 줄스는 아무런 업무를 주지 않는다. 벤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회사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결한다. 줄스는 부담스럽게만 생각했던 벤과 같이 일하면서 그에 대한 편견을 깨게 된다. 단순한 직장 부하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 받는 스토리.


 인간들의 수명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이때 딱 나올만한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도 노인들에게 직업을 주고 있지만 생각나는건 지하철 택배뿐이구나. 우리 나라같은 상하관계가 확실한 사회에서는 이 영화처럼 인턴으로 일한다는건 무리겠지. 입사조차 힘들거라고 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중 노인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이 떠오른다. 미래의 정부는 노인은 무능력한 존재이니 일정 나이가 되면 안락사를 시켜야한다는 미래판고려장을 시행하게되고, 그런 정부에 대응하여 노인들이 힘을 합쳐 시위를 일으킨다. 시위가 성공했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모두 잡히게 된다. 남자주인공은 자신에게 안락사주사를 놓은 젊은 의사를 보면서 너도 언젠가는 늙을것이라고 말하면서 끝나는데 고등학교때 읽은 단편임에도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여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이제 15일 정도만 지나면 나 역시 또 한살을 먹게 된다. 지금 청년도 취업하기 힘들어서 아등바등 거리는때에 내가 노인이 되면 얼마나 암담할까. 저 영화처럼 다시 70세에 새 직장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현재 점점 명예퇴직이 앞당겨있는 현실에서 그게 가능할리가 없겠지. 영화는 영화일뿐. 마음이 씁쓸하다. 먼 미래를 내다볼것도 없이 내년에 다시 재취업 준비를 해야하는 나로써는 마음이 무겁다. 


 영화 첫장면에서 동영상으로 자기소개를 멋있게 해내는 벤이 부럽다. 자소서 쓰는 방법 좀 알려주세여....;ㅅ; 줄스의 비서로서의 모습보다 예전 경력을 살려 광고분석 하는 장면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