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을 먹고 짐 꾸리고 체크아웃. 라마다앙코르호텔서귀포과 공항은 멀었지만 낮 1시 비행기라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있었다. 분명. 그런데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 어제 월정리에서 내려오는 길에 HY님이 제주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망고레이를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날은 루트가 전혀 안되서 포기. 전날 운전한 것만봐도 제주도 반바퀴 돈셈인데 망고레이까지 갔다면 정말 제주도 한바퀴 완주할뻔. 운전자를 배려해 주세영. 원래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오늘 갈 에정이였지만 어제 미리 갔으므로 오늘은 그동안 안가봤던 제주도 서편으로 가면서 망고레이를 가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에 망고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보니 망고레이와 리치망고가 같은 곳이란다. 리치망고는 나오길래 여길 도착지를 설정하여 출발. 이곳도 꽤 멀었지만 제주도가 번화가외에는 주행이 막힘이 없어서 훨씬 빠르게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은 9시 조금 넘은 시간. 그런데 카페 오픈시간이 10시. 애월 앞에서 사진도 찍기도 했지만  시간 너무 안가고 이걸 어떡하지 하고 있을때 HY님이 추천한 곽지 과물해변. HY님의 신혼여행때 갔던 곳인데 굉장히 좋았다고. 애월에 거의 다왔을쯤 곽지 표시판을 봤을정도로 가까운 곳이라서 바로 그곳으로 갔다가 시간에 맞춰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10분정도 운전하기 도착한 곽지 과물해변. 바로 옆에 이곳은 상상 그 이상. 한마디로 월정리 업그레이드버젼이랄까? 어제 월정리 뭐하러 갔을까. 상대적으로 월정리보다 덜 알려진 곳인지 주변에 카페도 적고 방문객도 적었다. 방문객이 적은건 아침이라서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무엇보다 해변 앞에 넓은 무료주차장까지 구비되어있어 주차가 용이했다. 풍경이나 바다는 월정리 보다 훨씬 예뻤다. 하늘과 바다는 파랗고 모래는 하얗다. 밀물인지 썰물때문인데 모래사장에 물이 들어와있는데 예쁜 무늬를 만들어 내었다. 사람들의 발자국도 적어서 내가 이 모래를 밟는다는게 미안하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깨끗한 곳. 사람 발자국보다 자연이 만들어낸 물결무늬가 더 많은 곳. 돈 모아서 곽지 과물해변에 카페차리고 싶다. 


 곽지 과물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닷물로 된 노천탕이 있다는 점. 돌를 쌓아서 만들어진 노천탕은 일반 목욕탕처럼 남탕과 여탕으로 나눠져있었다. 실제 이용하는 곳인가 하고 들어갔더니 실제 주민으로 보이는 할머니께서 일반 목욕탕처럼 전라로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고 계셨다. 피해가 될까봐 조용히 들어가서 구경만 하고 나왔다. 정말 이용하는 곳이니 호기심으로라도 남자가 여탕에, 여자가 남탕에 들어가지 않길.






 원래라면 곽지 과물해변을 둘러보고 애월 리치망고로 가야하지만 여기서 300m 거리에 문어라면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다고 해서 그냥 갈 수 없었어. 제주도 문어라면에 로망을 갖게 된건 무한도전가요제에서 정준하와 김C가 먹는 모습을 보면서. 이곳은 무한도전에 나온 곳은 아니였지만 대신 1박2일과 슈퍼맨이돌아왔다에서 나왔던 박사장앤김사장네. 주변에 주차장이 없기때문에 과물해변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가는 게 좋다. 원래 영업시간은 10시부터였지만 우리가 도착했던 시간은 9시40~50분 사이였는데. 이미 영업중이였다.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니 원래 영업시간보다 약간 일찍오는걸 추천. 우리가 들어갔을때 곳곳에 이미 식사중이돈 손님도 발견. 메뉴는 생각보다 다양했지만 마음속에 이미 정해놓았기때문에 바로 주문했다. 해물손질때문인지 음식 나오는 시간이 꽤 걸려서 괜히 왔나 싶기도 했는데 음식이 등장하자마자 싹 사라졌다. 너무 푸짐해. 문어 너무 탐스럽게 생겼어. 맛은 그럭저럭. 원래 라면이고 짬뽕이고 해물이 들어가면 국물은 시원하지만 해물에서 물이 나와서 그런지 좀 밍밍해지는데 이곳도 그랬다.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문어라면을 드링킹하고 나서 다시 돌아간 애월 리치망고. 분명 아까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11시쯤에 가니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리치망고 바로 뒷쪽에 흙바닥으로 된 주차장이 있는데 넓지는 않다. 어쨋든 이곳에 주차를 하고 카페로 들어섰다. 주문하는데도 줄을 서야한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틑 스폐셜망고(망고쉐이크)와 망고라쉬(요거트망고쉐이크). HY님은 스폐셜망고 난 망고라쉬를 주문했다. 대기표는 연예인 이름으로 되어있는데 내가 받은건 무료 김태희. 엄마 나 김태희돼썽! 아닌거 알지만 기분은 좋다.ㅋㅋㅋ 망고레이에 가면 다들 대기표들고 셀카타임. 나도 했었엉. 근데 지금은 없엉... 내 순서가 오면 그 연예인이름을 불러준다. 부끄럽네. 음료는 300㎖짜리 생수통에 담아주는데 겉에 주황생 배껍데기를 씌워준다. 이것마져도 귀엽네. 음료도 기대이상. 생각보다 박사장앤김사장과 리치망고에서 소비한 시간이 꽤되서 음료는 가면서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주차장에서 원래 들어왔던 길로 나갔다면 바로 큰 길을 탔을텐데 공항방향이 그 반대쪽이길래 반대쪽 길을 탔다. 당연이 이쪽길이 더 빠르겠거니 했는데 그건 오산. 그건 바로 애월해안도로였다. 풍경이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왜나하면 나는 마음이 급한데 앞뒤차량들이 바다풍경한다고 차를 40으로 달려서.^^ 예쁘긴 한데 속이 타서 문들어질것 같았엉. 억지로 풍경구경하면서 이동했다. 게다가 큰 길이 아니라서 길도 안좋고 갈수록 신호등도 많고. 시간이 널널하다면 해안도로도 추천. 개인적으로 해안도로도 월정리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해안도로를 빠져나와서 열심히 가고 있는데 가장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었다. 제주공항 가는 길이 헬. 시간 딱 맞을것 같은데 HY님이 자꾸 서두르길래 제주공항에 먼저 내려주고 나는 렌트카에 차를 반납하겠다고 했는데 차가 너무 밀려서 바로 렌트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렌트카가려면 우회전해야되는데 나는이미 2차선이였어... 차들은 너무 따닥따닥했고... 거길 내가 미친듯이 비집고 들어가서 우회전했다. 거기서 못했으면 비행기 놓쳤을지도... 저번 제주도방문했을때는 일요일에 이렇지 않았는데...ㅠ 무섭다. 어떻게 운전했는지도 신기. 어찌저찌 꾸역꾸역 운전해서 스타렌트카에서 차 반납하고 셔틀버스 타고 공항가서 티켓받고 출국절차받았다. 없는 시간에 이것저것 선물사고 비행기탑승했다. 막판에 너무 힘들어서 내가 산 선물과 가족끼리 먹으려고 산 물건이 뭔지 전혀 생각이 안남.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김해공항에서 내려서 복잡한 이야기 다 생략하고 HY님 지인선물 퀵불러서 붙여버리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바로 해어졌다. 정말 진이 다 빠졌어. 그리고 한시간정도 쉬다가 밤약속잡고 양손에 제주도에서 사온 선물 주렁주렁들고 바로 튀어나갔다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날이 빠듯하긴했지만 눈과 입 모두 만족한 최고의 날이 아닌가 싶다. 갔던 곳 또 가는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이날만큼은 다음에 제주도 가서 다시 가볼 용의가 있다. 대신 시간적 여유가 더 있다는 조건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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