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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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8 목련.

목련.

상념 2016. 7. 8. 19:00




 단칸방에서 사글세로 살던 우리 가족은 내가 5살이 되던 해에 옆집으로 이사를 갔다. 이사간 집은 방이 세개나 있었다. 하지만 단칸방에서 생활했을때도 크게 불편하다고 느껴본적이 없었기에 방의 갯수와 집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 네 가족만 사는 공간이 생긴다는게 좋았다. 그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마나 기뻤을까.


 마당 한가운데는 잘 관리한듯한 작은 정원이 있였다. 덩쿨째 자라는 장미와 나팔꽃 있었지만 가장 마음에 든건 정원 한가운데 있던 목련나무였다. 


 봄이 오면 목련꽃이 복스럽게 피는 모습을 보면서 봄을 배웠다. 목련꽃이 질때면 목련나무가 얼마나큰지 담장 넘어 길가까지 목련잎이 떨어졌었다. 엄마는 목련잎을 쓸어내면 금세 떨어진다고 힘들어하셨지만 나는 목련꽃이 지는 모습은 눈송이 같아서 미냥 좋았다. 떨어진 목련꽃은 소꼽놀이 필수품이였다. 오목한 꽃잎으로 숟가락을 삼고 꽃송이로 바나나를 삼았다. 소꼽놀이의 장소는 늘 목련나무 아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봄하면 벚꽃을 떠올리지만 나는 아직도 목련꽃를 떠올린다. 

나는 아직도 그집을 목련나무집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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