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가 좋다고 해서 보러갔다. 한곡정도 들을만 햇던것 같은데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기억도 안나는걸 보니 그럭저럭이였던듯. 



남남배우가 나와서 그런지 체감상 여자관객이 많았다. 같이간 친구와 보고나서 둘 중 한분이 누구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기억은 안난다.



내 생각보다 티켓가격이 있었네 31500라니... 차라리 돈 더 보태서 ㅃ래를 한번 더 보는게 나았을듯 하다. 소년원에 다녀온 강구가 불치병에 걸린 시한부 동창생 해기를 만나면서 그의 버킷리스트를 함께 이뤄주는 내용인데 다소 심심하다. 그리고 중간중간 해기였나? 자꾸 화내는데 안쓰럽다기보단 보는 나도 쟤 왜이렇게 화를 많이 내지? 감정조절이 안되나? 싶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다. 



커튼콜 및 무대인사. 무대 세트는 별로 없고 저 뒤에 문이 열고 닫히는것과 문뒤에 보이는 이동식 철제계단을 주로 이용하였다. 



커튼콜 후 추첨을 통해서 선물을 줬는데 우리는 시간을 딱 맞춰와서 추첨있는지도 몰랐다. 걔중에 더 나은 사진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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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에 낮2시공연으로 기억한다. 집에서 가까운 부산시민회관에서 공연이였는데 출발이 늦어서 앞 공연을 10분정도 놓쳤다. 공연 지각은 처음이였어ㅠㅠ 다행히 첫곡 끝나고 암전됐을때 바로 입장시켜주었다. 빨리 들어가서 다행이야.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공연 캐스팅은 꽃다현이라 불리는 김다현씨. 


 왜 건물 안찍었지? 공연 본 후 나오면서 찍은듯하다.

 


 빠지지 않는 세트사진. 근데 헤드윅은 세트랄것도 없지. 그냥 공연장 느낌이니까. 올해 헤드윅에 조ㅅ우랑 조ㅈ석씨 나온다던데 쟁쟁하네. 올해 무슨해길래 뮤지컬마다 캐스팅이 이러지? 근데 헤드윅은 내 취향은 아니라서 재관람 의사 없음. 그당시에 스트레스가 많아서 공연으로 풀고싶은데 집근처공연이라 겸사겸사 본거지 다른때였으면 안봤을듯. 넘버 두곡정도가 좋았고 김다현이 예뻤다.ㅋㅋㅋ


 기다리고 기다리던 빨래. 

 빨래는 전부터 보려고 했었지만 기존 소극장에 비해서는 가격이 있고 할인혜택도 적어서 미루다보니 2014년이 되서야 보게 되었다. 2009년에 홍ㄱㅎ와 임ㅊㅈ이 나왔었는데 그때보면 좋았을걸... 그 사이에 가격이 또 올랐다ㅋㅋㅋㅋ... 그리고 2015년에 1+1행사하였습니다..... 빨래랑 나랑 안맞는듯ㅠㅠ 올해 홍ㄱㅎ씨가 오랜만에 출연한다는데 재관람 의사는 없으므로 패스. 워낙 2009년도 빨래 영상을 유튜브로 많이 찾아봐서 웬만한 스토리와 넘버는 알고 갔다. 너무 미리 빠져들고 가서 그런지 막상 실제 공연은 기억에 안남는아서 슬프다. 관람하면서도 예전무대랑 비교하면서 '아 이게 바뀌었구나'하고 봤었는데 누가 보면 회전문인줄 알겠지ㅋㅋ 근데 이제 그것도 기억도 잘 안난다.

 아, 에전 무릎팍도사에서 임ㅊㅈ이 같이 연기하던 친한 형이 빨래 뮤지컬제작자였는데 작품이 너무 좋아서 노게런티로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했었는데 그 제작자가 최근 무도에 나온 ㄱ희원씨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악역으로 많이 나오시는분인데 빨래 제작자시구나. 맨처음부터 제작자는 아니고 작품이 좋아서 중간부터 하셨다고...



 사진 뭐 이렇게 나왔.... 어쨌든 공연장 외관



 사진 왜이래222 공연장 내부. 커튼콜도 좋지만 세트 찍을때가 너무 좋다. 무개념은 아니라서 공연전이나 커튼콜 이후에 찍는 편. 2009년 세트랑은 너무 많이 다르다. 세트 달라진건 미리 알고 간거긴 하지만 훨씬 화려해졌다고 할까? 전과 비교하다보니 서민들의 삶이 주제인거치고 세트가 화려해진 것 같다. 바뀐 세트에서 솔롱고의 옥탑방과와 나영의 옥상이 이어져있는것처럼 보여서 아쉬웠다. 서로 떨어진 옥상에서 대화나누던 모습이 더 간질간질했었는데...ㅠㅠ 대신 1층 세트가 확확 바껴서 화면 전환되는 점은 훨씬 좋았다.



 사진퀄봐333 포기하였습니다. 커튼콜 찍은 사진 더 있지만 그게 그거이므로 넘어가겠다. 내가 본 날은 홍지희-강정우 배우가 나왔다. 극에서 롤러코스터 상상씬이 삭제되었던듯? 영상 보면서 많이 웃었는데 없어져서 아쉽다. 막판에 빨래하는 장면은 정말 빨래를 팡팡 털어서 보는 사람이 개운하다. 저 초록색 옷입으신분이 김대곤씨였는데 슈퍼아저씨와 나영의 직장상사 빵役을 연기했는데 슈퍼아저씨일때는 너무 재밌고 푸근하고 빵일때는 너무 재수없었다.ㅋㅋㅋㅋ 연기를 잘해서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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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가벼움 2016. 3. 10. 02:15
 생각보다 빡세지 않아서 만만히 봤는데 다음날 삭신이 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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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애

2016. 2. 18. 21:36

우리는 개천쪽으로 문이 난 납작한 집들이 개딱지처럼 따닥따닥 붙어있는 동네에서 자랐다. 
그 동네에선 누구나 그렇듯 그 애와 나도 가난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다. 
내 아버지는 번번히 월급이 밀리는 시원찮은 회사의 영업사원이었다. 

그 애의 아버지는 한 쪽 안구에 개눈을 박아 넣고 지하철에서 구걸을 했다. 
내 어머니는 방 한가운데 산처럼 쌓아놓은 개구리인형에 눈을 박았다. 
그 애의 어머니는 청계천 골목에서 커피도 팔고 박카스도 팔고 이따금 곱창집 뒷방에서 몸도 팔았다. 

우리집은 네 가족이 방두 개짜리 전세금에 쩔쩔맸고, 그 애는 화장실 옆에 천막을 치고 아궁이를 걸어 
간이부엌을 만든 하코방에서 살았다. 나는 어린이날 탕수육을 못 먹고 자장면만 먹는다고 울었고, 
그 애는 엄마가 외박하는 밤이면 아버지의 허리띠를 피해서 맨발로 포도를 다다다닥 달렸다. 
말하자면 그렇다. 우리집은 가난했고, 그 애는 불행했다. 

가난한 동네는 국민학교도 작았다. 우리는 4학년때 처음 한 반이 되었다. 
우연히 그 애 집을 지나가다가 길가로 훤히 드러나는 아궁이에다 라면을 끓이는 그 애를 보았다. 
그애가 입은 늘어난 러닝셔츠엔 김치국물이 묻어 있었고 얼굴엔 김치국물 같은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눈싸움인지 서로를 노려보다가 내가 먼저 말했다. 니네 부엌 뽑기만들기에 최고다. 
나는 집에서 국자와 설탕을 훔쳐왔고, 국자바닥을 까맣게 태우면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사정이 좀 풀려서 우리집은 서울 반대편으로 이사를 했다. 아버지는 친척이 소개시켜준 회사에 나갔다. 
월급은 밀리지 않았고 어머니는 부업을 그만두었다. 나는 가끔 그애에게 편지를 썼다. 
크리스마스에는 일 년 동안 쓴 딱딱한 커버의 일기장을 그 애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 애는 얇은 공책을 하나 보냈다. 일기는 몇 장 되지 않았다. 

3월4일 개학했다. 선생님한테 맞았다. 6월1일 딸기를 먹었다. 
9월3일 누나가 아파서 아버지가 화냈다. 11월4일 생일이다. 그 애는 딸기를 먹으면 일기를 썼다. 
딸기를 먹는 것이 일기를 쓸만한 일이었다. 우리는 중학생이 되었다. 

그 애 아버지는 그 애 누나가 보는 앞에서 분신자살을 했다. 나는 그 얘기를 풍문으로 들었다. 
그 애는 이따금 캄캄한 밤이면 아무 연립주택이나 문 열린 옥상에 올라가 스티로플에 키우는
고추며 토마토를 따 버린다고 편지를 썼다. 이제 담배를 배웠다고 했다. 

나는 새로 들어간 미술부며 롯데리아에서 처음 한 미팅 따위에 대해 썼다. 
한 번 보자, 만날 얘기했지만 한 번도 서로 전화는 하지 않았다. 
어느날 그 애의 편지가 그쳤고, 나는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고3 생일에 전화가 왔다. 우리는 피맛골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생일 선물이라며 신라면 한 박스를 어깨에 메고 온 그 애는 왼쪽 다리를 절뚝거렸다. 오토바이사고라고 했다. 
라면은 구멍가게 앞에 쌓인 것을 그냥 들고 날랐다고 했다. 강변역 앞에서 삐끼한다고 했다. 
놀러 오면 서비스 기차게 해줄께. 얼큰하게 취해서 그 애가 말했다. 아냐. 오지마. 

우울한 일이 있으면 나는 그 애가 준 신라면을 하나씩 끓여먹었다. 
파도 계란도 안 넣고. 뻘겋게 취한 그 애의 얼굴 같은 라면국물을. 

나는 미대를 졸업했고 회사원이 되었다. 어느날 그 애가 미니홈피로 찾아왔다. 
공익으로 지하철에서 자살한 사람의 갈린 살점을 대야에 쓸어담으면서 2년을 보냈다고 했다. 
강원도 어디의 도살장에서 소를 잡으면서 또 2년을 보냈다고 했다. 하루에 몇백마리의 소머리에 
징을 내려치면서, 하루종일 탁주와 핏물에 젖어서. 어느날 은행에 갔더니 모두 날 피하더라고. 
옷은 갈아입었어도 피냄새가 베인거지. 

그날 밤 작업장에 앉아있는데 소머리들이 모두 내 얼굴로 보이데.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그 애는 술집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 나직하게, 나는 왜 이렇게 나쁜 패만 뒤집는 걸까. 

그 애가 다단계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만나지마. 국민학교때 친구 하나가 전화를 해주었다. 
그 애 연락을 받고, 나는 옥장판이나 정수기라면 하나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취직하고 집에 내놓은 것도 없으니 이 참에 생색도 내고. 그 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계절이 바뀔 때면 가끔 만나서 술을 마셨다. 추운 겨울엔 오뎅탕에 정종. 마음이 따뜻해졌다. 

부천의 어느 물류창고에 직장을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고등학교때 정신을 놓아버린 그 애의 누나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홀아비에게 재취로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애가 둘인데 다 착한가봐. 
손찌검도 안하는 거 같고. 월급은 적어. 그래도 월급나오면 감자탕 사줄께. 

그 애는 물류창고에서 트럭에 치여 죽었다. 27살이었다. 

그 애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였다. 
한번도 말한 적 없었지만 이따금 나는 우리가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손도 잡은 적 없지만 그 애의 작고 마른 몸을 안고 매일 잠이 드는 상상도 했다. 

언젠가. 난 왜 이렇게 나쁜 패만 뒤집을까. 
그 말 뒤에 그애는 조용히 그러니까 난 소중한 건 아주 귀하게 여길꺼야. 
나한텐 그런 게 별로 없으니까. 말했었다. 그러나 내 사랑은 계산이 빠르고 겁이 많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 애가 좋았지만 그 애의 불행이 두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살 수도 있었다.
가난하더라도 불행하지는 않게.